일요일 원래라면 집에 박혀서 뒹굴거리면서 보내는 게 일반적인데 중국인 동기가 목재를 보고 싶다고 해서 신키바의 모쿠모쿠에 가자고 권유받아 외출하게 되었다.
정기권 범위인 타카다노바바에서 신키바까지 약 41분
신키바에는 ESP신도쿄 공장도 있고, 학원제 라이브는 신키바에서 이뤄지지만 한 번도 학교 라이브를 보러 간 적이 없어 처음 가보게 된 신키바
신키바 역 내부
아이폰 카메라가 고장 나서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모델로 사진을 찍고 다녔기 때문에 무거워서 흔들렸다.
출구를 따라 내려오면 역앞에 나무의 마을 신키바라는 푯말이 보인다.
나무의 마을이기 때문에 목재상도 신키바에 있는건가 싶었다. 아마 이쪽에 목공 관련 기업이나 공장이 모여있는 모양이다.
5분 정도 걸으면 세븐 편의점 뒤에 모쿠모쿠라는 간판이 보인다. 날씨가 흐리고 쌀쌀했는데 비까지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해 너무 추웠다. 영상 6도였는데 체감온도는 훨씬 더 추웠다.
모쿠모쿠 입구를 찾아 돌다가 폐공장을 개조한 것으로 생각되는 카페가 보였다.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오기전에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면 들어가서 내부도 봤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공장의 낡은 양철 외벽을 덮은 식물들과 나무가 낡고 세월을 느끼게 하는데에 반해 유리 너머로 보이는 따듯한 조명과 인테리어는 포근하고 현대스러움을 느끼게 해 주어 밖과 안의 인테리어가 주는 느낌의 차이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밤이 되었을 때 정말 이뻤는데 비가 많이 내려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쉽다.
사진에 있는 사람이 중국인 동기
창고형 매장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아마 제단과 판매를 한곳에서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무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무 내음이 가득해서 기분이 좋았고, 따듯한 색의 조명과 흐르는 재즈음악은 마음을 여유롭게 하며 목재 구경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크기가 다양하게 구비되어있어 가구 제작부터 시작해서 젓가락 만들기 같은 소공예에 쓸 목재까지, 모쿠모쿠 한 곳 에서 구매할 수 있다. 아쉬운 게 기타 바디재나 탑 재료로 쓰기에는 미묘하게 크거나 작은 게 많아서, 돈을 많이 들고 가 커다란 각재를 쓰고 남은 나머지를 어디에 쓸지 궁리하거나, 작은 각재를 이어 붙이는 방법밖에는 없다.
무슨 나무인지 까먹음
스네이크 우드
지판으로 쓰면 좋을 두깨와 너비&길이를 가지고 있었다. 중국인 동기는 '마치 호랑이 가죽 같아서 멋있다'라고 했는데, 내가 스네이크 우드라는 이름을 알려주니 확실히 뱀가죽을 닮기도 하였다고 하였다.
흑단이라고 적혀 있었던 에보니
지판용으로 적당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흑단이라는 이름에 비해 별로 검은색이 아니였다. 질 좋은 흑단은 이미 씨가 마르고 수요를 따라가기 위에 품질 상관없이 전부 배어버리는 모양이다. 검은색일수록 흑단의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싸진다.
이름이 옐로우 하트인데, 퍼플하트랑 나뭇결이 비슷한 걸 보니 비슷한 종인데 색이 달라서 이름이 다른가 싶었다.
색을 결정하는 어떤 요인이 다른걸까 나무는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옐로 하트도 그렇고 퍼플하트도 그렇고 다른 목재에 비해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
나는 퀼티드 무늬보다 플레임 무늬를 더 선호한다. 벅아이나 버즈아이는 별로 매력을 못 느끼겠더라.
플레임 무늬는 아주 진하고 촘촘해도 멋있는데, 퀼티드는 과하면 조금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기가 구입한 목재 이름이 일본에서 지은 이름으로 적혀 있었는데 까먹었다.
쓰루 넥 기타의 윙바디에 탑으로 쓴다는데 탑을 2개 붙인다고 한다. 바디는 애쉬라서 밝은 색-어두운 색-밝은 색의 샌드위치가 된다는 모양.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되었는데, 시카모어 메이플이라는 유럽산 메이플이라는 모양인데 실물은 엄청나게 플레임 무늬가 진하고 촘촘하게 되어 있는 것에 반해 가격은 2200엔으로 매우 저렴했다. 사진 속 각재 하나로 지판 2장 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정말 저렴한 것이다. 하드 메이플로 저런 무늬와 크기를 가진 각재를 사려면 생각보다 엄청 깨진다.
신이 나서 이리저리 만져보는데 생각보다 너무 가벼웠다. 불안한 마음에 귀에 가져다 대고 손가락으로 두들겨 보았는데 소리가 무르고 부드러웠다. 옆에 놓여 있던 하드 메이플과 비교하며 소리를 들어보았는데 차이가 있었고 지판에 사용해도 괜찮은 강도인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너무 약한 나무를 지판에 사용하면 프렛을 뱉어내기도 한다. 더군다나 스테인리스 프렛을 선호한다면 더더욱 강도적으로 문제가 된다.
그래서 점원에게 강도가 얼마나 되는지 묻자 제법 무르다고 하였다. 가공성이 좋다고.. 그래서 인디로즈와 비교했을 때 누가 더 단단하냐고 물었더니 인디 로즈가 더 단단하다고 하였다.
그냥 사용하기에는 찜찜하였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가게를 나오게 되었다. 내가 너무 아쉬워하니 동기가 자신이 쓰고 남은 플레임 메이플 지판을 주겠다 하였다. 인디 로즈도 준다고... 중국인이 손이 크긴 하다.
계산을 하러 카운터로 가보니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목재와 가장 가벼운 목재라 적힌 큐브형 목재가 놓여있었다.
1000세 제곱미터당 1.257Kg의 리구남바이크?는 손으로 들었을 때 묵직했으며,
1000 세제곱당 125g의 무개를 갖는 펄서? 는 스펀지 같은 질감에 스펀지 같은 무게를 갖고 있었다. 성장 속도가 얼마나 빠르면 비중이 0.125가 되는 것인지..
시간이 흘러 한국과 일반 간의 갈등이 잘 해결되어 일본 여행 자제 분위기가 잦아든다면, 악기를 좋아해 일본 악기점 돌기를 반복에 조금 질린 기타 마니아라면, 신키바에 위치 한 모쿠모쿠 목재상을 들려보는 것도 좋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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