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티드 메이플이 사용되어~'와 같은 문구를 본 적이 있는가.
로스티드, 베이크드, 탄화, 사모우드 등등 다양한 이름의 열처리 목재가 있고 그것이 상품화되어 마케팅에 사용될 때,
우리들의 머리속을 생소한 단어 공격으로 혼란을 야기시키고 하는 이 열처리 목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왜 열처리를 하는가
기타는 목재를 사용하는 만큼 치명적인 약점을 갖게 된다. 바로 수분에 의한 변형이다.
목재로 얻는 메리트를 무색할 만큼 치명적인 이 단점은 우리나라 같이 사계절이 있는 기후에서 온습의 변화로 기타 넥이 휘거나 뒤틀리는, 클래식&어쿠스틱에는 상판이 배가 부르거나 하는 등 말이다.
기타 요소중 가장 많은 힘을 받는 넥은 이러한 변화에 더욱 민감하다. 하여 기타가 수분을 머금거나 내뿜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열처리목재이다.
여러 가지 명칭
roasted, baked, Thermo wood, 탄화 등등 여러가지 명칭이 있지만 이것들은 관통하는 것은 '목재를 고온에서 장시간 노출시킨다'이다. 이후 처리나 소요시간 등 작은 차이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나무를 고온에 노출시키는 행위는 같다.
로스티드&베이크드
로스티드&베이크드는 현재 저가 기타에도 적용될 만큼 보편적인 옵션이 되었다. 오븐에 굽는다 하여 베이크드라고도 불리는 이 공법은 148도 이상의 온도에서 오븐에서 굽고, 특수 챔버로 옮겨 진공상태에서 함수율을 0%까지 낮춘다.
이후 냉각과정에서 수증기를 4~6%를 천천히 넣어주게 되고, 목재가 습기를 흡수하는 흡습 섬유소를 다물게 하여 튼튼한 넥을 얻게 된다.
Thermo wood
핀란드에서 고안된 기술로 '가압 수증기 고온 가열처리'라는 뜻으로 증기와 고열을 이용한 열처리 목재로 공정에 따라 48시간에서 96시간까지 소요되며, 수종과 초기 함수량 등의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고열 건조, 열처리, 냉압으로 이뤄져 있으며 열처리의 결과로 목재의 변형이 일어나는 것이 억제되며 목재 안에 수명 단축을 일으키는 물질들은 결정화된다.
탄화목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목재가 탄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열처리 목재(Heat treated wood)로 명칭 한다.
탄화
시중에선 Thermo wood를 무분별하게 탄화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목재가 숯이 되었을 때 비로소 탄화목이라 칭할 수 있기에 Thermo wood를 탄화랑 분리해서 명칭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열처리 후 변화
제일 큰 변화는 역시 색상. 커피에 담가다가 뺀 것처럼 어둡게 변한다.
제작 시 목재가 안정성을 갖고 있어 작업에 용이하고 분자 구조가 변하며, 음색이 변화하는 등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긴다.
음색의 변화
써(Shur) : 기타의 소리가 타이트하고 펀치감이 증가함.
모모세(Momose) : 목재의 변화로 인해 소리가 빈티지에 가까워짐.
이런 식으로 열처리 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반대쪽 시각에선 하나의 마케팅 수단에 불가하다고 말한다. 열처리에 드는 비용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니 마케팅 수단으로 써먹고 있을 뿐이라는 것.
넥이 휘는 것에 대하여 사람들이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스스로 넥 조정을 하는 것에 대하여 커다란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 때문일까.
트러스로드는 절대 만지면 안 된다. 기타가 망가진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것을 보면, 기타 조정법을 아무리 보급하려 해도 보급되지 않는 이유인 것 같다.
사실 넥이 한쪽으로만 휘어서 트러스로드가 전부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면 넥 휨 정도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스스로 조정법을 터득하는 게 더 나아 보이는데 말이다.
로스티드 메이플이 저가 기타에서도 적용됨에 따라 이것으로 엄청난 마케팅을 하는데, 색만 어두울 뿐 사실 함수율은 별반 차이가 없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가 제작한 스내퍼의 경우 여름과 겨울을 지나며 이제 휘었을 테니 세팅을 좀 해볼까 하고 보면 아무 변화도 없어서 이상하게 여겨질 때도 있다.
결국 목재가 가진 자체 함수율도 중요하지만 제작과정에서 얼마나 흡습을 억제하는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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