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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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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기타 제작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설계도 작성이다. 이 설계도 작성에 있어서 가장 큰 실수는 학교에 비치되어 있는 템플릿을 너무 신용했다는 것이다. 이 템플릿이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다룬 적이 있음으로 그 글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gjs0509.tistory.com/8?category=863441
템플릿을 너무 신용한 나머지 스스로 생각하며 제도를 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후일 땅을 치며 후회했다. 좋은 경험 했다라고 생각하려고 해도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다.
평소에는 cad로 제도를 미리 그려서 그걸 보면서 종이에 옮겨 그리는데 이번에는 그런것도 없이 템플릿을 사용해서 제도를 하였다.
이후 나는 템플릿을 사용할 때 끊임없이 템플릿을 의심하면서 중간중간에 확인 작업을 거치고 있다.
제도를 끝내면 비로소 재료를 받을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지급되는 재료는 선생님과 같이 내려가 선택하게 된다. 가장 마음에 드는 나뭇결을 선택할 수 있는데 무늬목도 아니니 그렇게 차이는 없다. 그래도 애쉬는 나뭇결이 두드러지니 열심히 뒤져가며 마음에 드는 애쉬를 골랐다.
골랐을 당시의 사진이 없어 외형선을 따라 바디를 잘랐을 때 사진으로 대체한다. 이번에는 제작기를 적어야겠다고 생각했음에도,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사진을 찍는 것을 깜빡 잊고 완성해버리곤 한다. 그래서 중간중간 작업 사진이 비게 되었는데, 유투버는 아무나 하는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놓여 있는 것이 말 많고 탈 많은 템플릿이다.
지급받은 하드메이플과 지판재 포페로우(포페로 인가?)이다. 로즈우드가 워싱턴 조약 규제를 받게 되어 작년 이후로는 학교에서 로즈우드를 지급하지 않는다.
포페로는 로즈우드의 대체목으로 사용되는 목재인데, 로즈우드 대비 밝은색을 가지고 있어 많은 까임의 대상이며 포페로를 사용했단 이유만으로 싸구려 기타 취급을 받기도 한다. 왜 기타를 치는 사람들은 어두운 목재에 집착하는 것일까? 클래식 악기가 칠흑 같은 흑단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일까.
빵냅퍼와 같은 앵글+단차의 넥에는 보통 2~3° 정도의 각도가 붙는데 학교에서 지급되는 메이플은 뚜께가 22mm 정도가 되어 헤드가 뚜께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후에 알게 된다. 또한 공작기계를 이용한 목공 방법도 달라서 일반적인 넥 제작 방식이 아닌 귀찮고 귀찮은 방법으로 가공을 해야 했다.
두께안에 해드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허공을 보며 멘탈을 추스르다가 다시 챌린지 하기로 마음을 강하게 먹고, 새로운 하드 메이플을 인터넷으로 주문한 뒤에 이미 쓸 곳이 없어진 메이플은 썰어서 메이플 지판 2장으로 만들었다.
학교에서 목재를 지급해주는건 딱 한 번뿐이며 완성 후 제출을 해야만 새로운 재료를 신청할 수 있다. 이번처럼 하다가 실패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목재를 자비로 사 와야 하기 때문에 실패를 연발하면 시간도 날리고 돈도 날린다.
넥에 쓸 재료를 받으면 센터라인, 0프렛의 위치, 조인트 프렛의 위치, 넥 엔드의 위치를 그리고 넥에 외형선을 그리게 된다. 그 후 지판의 너비를 그린 선보다 여유롭게 사이드를 잘라내게 되는데, 이때 잘라낸 메이플 파재는 후에 트러스 로드를 심는 데 사용되므로 버리지 말고 킵해두어야 한다.
트러스로드를 심는 작업은 로드를 휘어서 홈에 넣고 그 위를 기다란 메이플로 붙이는데, 이 기다란 메이플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법 실수가 일어나기 때문에 여러 번 챌린지 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 작업에서 여러 번 시도한 경우는 아직까지는 없다. 이거 자랑이다.
이 이후 헤드에 단차를 주기 위해 기계공작이 이루어지는데, (각도를 주기 위한 작업은 작업이 성가셔서 집중하느라 사진찍을 생각을 못해 사진이 없다) 문득 플레임 메이플을 해드 탑에 붙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드매칭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이번에 제작하는 기타에서는 해드 매칭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은은하게 보이는 플레임 메이플 무늬가 보고 싶었졌던 것이다.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 플레임 무늬가 있는 두꺼운 메이플 블랭크로 넥을 만드는 것이지만, 나에게 그런 호화로운 목재를 구입할 능력이 없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6mm의 메이플을 잘라서 3mm의 두께로 붙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선생님께 상담하게 되었다.
선생님이 말 하시길 그냥 붙이는 것은 '경계선이 보여 못 생겨 보인다. 차라리 그 경계선을 포인트로 만들어 의도적으로 경계선을 보여주는 디자인으로 하자'라고 말씀하셨다. 메이플과 메이플 사이에 얇게 마호가니를 붙이는 것으로 마호가니와 메이플의 색깔 대비를 포인트를 주자는 것. 그렇게 보도 듣지도 못한 기타가 시작되었다.
1mm의 얇은 마호가니를 부착하고 준비한 메이플을 구부리려는데, 동관과 같은 방향으로 구부리려니 여간 힘겨운 작업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짬이 딸리는 내가 하기에는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선생님이 해주셨는데, 엄청나게 고생하셔서 옆에서 보고 있는 나는 가시 방석이었다. 왜 시중에 파는 1mm의 무늬탑을 사서 붙이기는 싫었는지..
사진으로 보다보니 도대체 어느새 해드머신 구멍은 뚫었는지 모르겠다.
생각보다 옆에 생긴 마호가니 라인이 포인트가 이뻐 마음에 들었다. 역시 짬에서 나오는 선생님의 좋은 아이디어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설계단계에서 확실하게 스펙을 고정해놓고 기타를 만드는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중간에 사양을 바꾸는 게 얼마나 작업 능률을 떨어 트리는 지 이 때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무지를 오늘날 회고하는 한다. 중간에 갑자기 마음이 변하여 작업을 변경하는 일을 제작중에 쭉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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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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